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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ain wall segment jump를 관측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은 ferromagnet, 즉 강자성체이다. 자석이란 말이다. 자석이라함은 물질 내부의 스핀이 한방향으로 정렬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일반인의 대부분은 철을 자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일까?


철이 자석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철 내부 자화(스핀) 구조 때문이다. 철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아래 그림과 같이 여러 방향의 자화 구역들로 나누어진다. 이러한 구역을 우리는 자구 (magnetic domain)이라고 한다. 자구 내부에서는 모든 스핀이 같은 방향을 향하지만, 각각의 자구들은 무작위한 방향을 향하게 된다. 따라서, 겉에서 보면 모든 자구 방향이 평균내 져서 전체는 마치 특정방향을 가리키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철의 자구와 자구의 경계를 자구벽(magnetic domain wall)이라고 부른다. 가장 간단한 자구벽은 아래와 같다. 자화가 up방향을 향하고 있는 자구와 자화가 down방향을 향하고 있는 자구의 경계가 바로 자구벽이다.



이러한 자구벽은 현미경으로 쉽게 관찰을 할 수 있다. 실제 자성 박막에서 현미경으로 관찰을 해 보면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는다. 그림을 보면, up과 down의 경계는 깔끔한 직선이 아니라, 구불구불한 형태를 가진다. 왜 그럴까?



자구벽을 현미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래와 같이 그 경계가 구불구불한데, 그 이유는 시료 내부에 존재하는 결함 (pinning)때문이다. 즉, 자구벽이 반듯한 일직선일때보다, 결함들에 걸쳐있는 상태가 에너지적으로 더 안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구벽은 구불구불한 모양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자구벽은 여러 개의 segment가 연결되어 있는 것과 같다.



이러한 자구벽이 존재해 있는 상태에서, 외부에서 자기장을 가하게 되면 자구벽은 서서히 움직이게 된다 (예를 들어, up방향의 자기장을 주면 up 자구가 확장하게 되고, 그것은 곧 자구벽의 움직임을 의미한다). 자구벽의 움직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위 그림에서와 같이 각각의 segment가 점프해서 움직여가는 형태가 된다. 이러한 각각의 segment의 움직임이 합쳐져서 전체 자구벽의 움직임이 설명되는 것이다 (100명의 사람이 손을 잡고 달리는 것과 같다. 한사람, 한사람의 움직임이 합쳐져서 전체의 속도가 결정된다. 느린 사람도 있고 빠른 사람도 있을 테니, 100명을 이은 직선은 금방 구불구불해져서 곡선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자구벽의 운동은 “이동 속도”를 측정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즉, 시작 지점과 도착지점을 정하고, 그 사이를 움직이는 시간을 측정해서 그 결과를 놓고 분석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분석을 하면, 자구벽의 속도는 외부 자기장과 특정 관계가 나타나는데, 지금까지는 이런 분석으로 자구벽의 운동을 분석하였다. (다시 예를 들자면, 100명의 사람이 손을 잡고 달릴 때, 100명의 사람 전체가 결승점에 도달하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세히 생각해보면, 결국 자구벽의 이동이란 “하나하나의 작은 segment의 이동”이 합쳐진 결과이다. 따라서, 이러한 segment하나하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이러한 연구는 제대로 시도되지 못했다. 왜냐하면, segment하나하나가 너무 작아서, 현미경으로 관찰이 어렵기 때문이다 (빛의 파장보다 작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홀 저항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DW segement 하나의 이동을 측정하였다. 일반적으로 자성체에서는 비정상 홀 효과가 나타나고, 이를 이용하여 자구벽이 이동할 때 신호를 검출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한 시료는 Pt/Co/Pt 샘플로서, 높은 비정상 홀 효과를 나타낸다 (정확히 말하면, 높은 신호대잡음비 (Signal to noise ratio)를 나타낸다). 이를 이용하여 DW 내부에 존재하는 하나의 segment가 점프하는 현상을 측정하는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DW segment jump는 우리가 측정한 모든 시료에서 나타났으며, 그 크기는 대략 260 nm x 60 nm정도로 분석되었다. 시료의 크기가 260nm보다 작은 경우에는 이러한 segment jump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로부터, 시료에 존재하는 segment는 260nm정도의 단위를 가지고 있고, 우리가 측정한 것이 정말 DW segment jump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실험적으로 우리가 DW segment jump를 측정하긴 했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은 있다. DW이라는 것이 작은 segment들의 연결로 나타나긴 할텐데, 그 segment의 길이는 왜 260nm여야 하는가? 우리는 아직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가 설명해 주길 기다릴 뿐이다.


저자 김갑진
E-mail : kabjin@kaist.ac.kr


To cite this article:
T. Taniguchi et al. 2020 J. Magn. Magn. Mater 511 166999
DOI:
https://doi.org/10.1016/j.jmmm.2020.166999